나라장터에 등록해둔 물건을 제가 팔 수 없는 거였어요
지난달에 나라장터 업종 신청이 반려됐던 이야기를 쓴 적이 있어요. 그때 다시 넣은 업무구분이 처리돼서 물품도 용역도 다 열렸어요. 이제 견적요청이 들어오기만 기다리면 되는 줄 알았는데, 화면을 열어보고 나서야 알았어요. 제가 팔 수 있는 물건이 없었어요.
등록된 공급물품이 두 개였어요
나라장터에 로그인해서 「자기정보 확인관리 / 등록증 출력」에 들어가면 공급물품 탭이 있어요. 제가 납품할 수 있다고 등록해둔 물품 목록이에요. 거기에 두 줄이 있었어요. 프린트및복사용지, 그리고 젤리류요.
처음 등록할 때 「이런 걸 취급하겠지」 싶은 걸 골라 넣은 거예요. 그러고는 다시 안 봤어요.
견적요청 목록에 두 건이 떠 있길래 저한테 온 요청인 줄 알고 열어봤는데, 「지명조사건이나 지명 업체로 지정되지 않아 조회 불가」라고 나왔어요. 기관이 품목으로 검색해서 저를 찾아야 지명이 들어오는 구조더라고요. 그러니까 등록해둔 품목이 곧 제가 검색되는 통로예요. 두 개로는 검색될 일이 거의 없고요.
복사용지는 제가 못 파는 물건이었어요
그래서 품목을 늘리려던 참에, 이미 들어가 있는 복사용지가 걸렸어요. 종이는 누구나 파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아니었어요.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이라는 게 있어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품목을 지정해두고, 공공기관이 그 품목을 살 때는 요건을 갖춘 중소기업끼리만 경쟁하게 하는 제도예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가 더 붙어요. 그 품목을 납품하려면 직접생산확인증명서가 있어야 해요.
직접생산확인은 공장과 설비를 갖추고 그 물건을 실제로 직접 만드는지를 확인받는 거예요. 저처럼 받아서 넘기는 유통은 받을 수가 없어요. 등록은 되어 있지만 낙찰은 받을 수 없는 칸이었던 거예요.
경쟁제품으로 지정된 품목과 직접생산확인 기준은 공공구매종합정보망(smpp.go.kr)에서 볼 수 있어요. 중소기업 확인서를 뽑았던 곳과 같은 사이트예요. 저는 확인서만 받아두고 이 목록은 안 봤어요.
품목을 다시 골랐어요
그날 아홉 개를 새로 넣었어요.
- 정품토너, 잉크카트리지, 프린터복사기용 드럼, 프린터·복사기 청소용품
- 유선마우스, 무선마우스, 유선키보드, 무선키보드, 유무선키보드
고를 때 본 건 세 가지였어요. 첫째는 금액이에요. 토너는 개당 5만원에서 20만원쯤 하니까 한 건에 백만원이 넘게 나와요. 지금 저한테는 이익률보다 매출이 먼저라, 금액이 되는 품목이 필요했어요. 둘째는 무게예요. 택배로 보낼 수 있어야 해요. 저는 차가 없어서, 복사용지처럼 무거운 건 낙찰돼도 배송이 걸려요. 셋째는 재고예요. 낙찰된 뒤에 발주하면 되니까 미리 사둘 물건이 없어요.
일부러 뺀 것도 있어요
재제조 토너는 안 넣었어요. 다 쓴 카트리지를 다시 채워 파는 제품이라 재생업체가 직접 만드는 쪽에 가깝고, 경쟁제품일 수 있겠다 싶었어요. PC 본체도 뺐어요. 조달로 들어가는 컴퓨터는 조립하는 중소기업이 주로 공급하더라고요.
확실하지 않은 건 등록하지 않고, 조달청 나라장터 콜센터(1588-0800)에 물어본 뒤에 넣기로 했어요. 이번에 한 번 겪어보니 「일단 넣고 보자」가 제일 위험하더라고요.
서류를 떼러 갈 필요가 없었어요
저는 품목을 추가하려면 증빙이 필요한 줄 알고 서류부터 챙기고 있었어요. 아니었어요.
공급물품은 나라장터에서 물품분류번호로 검색해서 추가하면 그 자리에서 반영돼요. 조달청 승인도, 제출할 서류도 없어요. 업종은 등록증이 나오기까지 기다려야 했고 반려도 됐는데, 공급물품은 십 분 만에 끝났어요.
대표물품도 바꿨어요
공급물품 중에 대표물품을 하나 지정하게 되어 있어요. 그게 젤리류로 되어 있었어요. 기관 담당자가 제 업체를 봤을 때 「젤리 파는 데」로 보인다는 뜻이에요. 정품토너로 바꿔뒀어요. 수의계약은 기관이 업체를 골라서 부르는 방식이라, 무엇을 파는 곳으로 보이느냐가 생각보다 중요하더라고요.
지금 같은 자리에 계신 분께
나라장터 등록까지 마치셨으면 다음은 공급물품이에요. 등록만 해두면 되는 줄 알았는데, 어떤 품목을 넣어두느냐가 기관이 나를 찾을 수 있느냐로 이어져요.
품목을 넣기 전에 그게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인지부터 한 번 보세요. 경쟁제품이어도 등록 자체는 되기 때문에 화면만 봐서는 몰라요. 저는 그걸 모르고 몇 주를 「왜 아무 연락이 없지」 하면서 보냈어요.
* 이 글은 제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어요. 경쟁제품 지정 품목과 직접생산확인 기준은 시기에 따라 바뀌니, 등록하시기 전에 나라장터(g2b.go.kr)나 공공구매종합정보망(smpp.go.kr)에서 최신 내용을 한 번 더 확인해보시길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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