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사업자 컴퓨터가 고장났을 때, 자료 살리는 순서와 새 컴퓨터에서 먼저 할 일



 혼자 가게를 꾸리는 사람에게 컴퓨터는 사무실 그 자체입니다. 상품 등록도, 주문 확인도, 블로그 글도 전부 컴퓨터 한 대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런 컴퓨터가 어느 날 갑자기 고장났습니다. 일하던 데스크탑이 멈췄고, 저는 지금 새 컴퓨터 앞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안에 있던 자료는 어떡하지"였습니다. 알아보니 생각보다 길이 있었습니다. 같은 일을 겪는 분들께 도움이 되도록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 컴퓨터가 고장나도 자료는 대부분 살아 있습니다

자료는 본체 전체에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저장장치(SSD 또는 하드디스크) 한 곳에 들어 있습니다. 컴퓨터가 안 켜지는 원인은 전원 장치나 메인보드인 경우가 많고, 이때 저장장치는 멀쩡한 경우가 많습니다. 즉 본체는 고장나도 저장장치만 꺼내면 사진, 문서, 작업 파일을 그대로 옮길 수 있습니다.


■ 자료 꺼내는 순서

1. 더 켜지 않기
안 켜지는 컴퓨터를 계속 켜 보면 저장장치까지 상할 수 있습니다. 전원 코드를 뽑아 두는 것이 먼저입니다.

2. 저장장치 분리하기
데스크탑은 본체 옆판을 열면 저장장치가 보입니다. 네모난 상자 모양이면 하드디스크나 SATA SSD이고, 껌처럼 얇고 길쭉하면 M.2 SSD입니다. 직접 열기 부담스러우면 동네 컴퓨터 수리점에 "저장장치만 빼 달라"고 부탁해도 됩니다.

3. 외장 케이스에 연결하기
저장장치 종류에 맞는 외장 케이스에 끼우면 큰 USB 메모리처럼 쓸 수 있습니다. 가격은 보통 1~2만 원대입니다. SATA용과 M.2용이 서로 다르고, M.2도 종류가 나뉘니 저장장치에 적힌 이름을 확인하고 사야 합니다.

4. 필요한 폴더 복사하기
새 컴퓨터에 꽂은 뒤 "사용자" 폴더 안에서 내 이름으로 된 폴더를 엽니다. 그 안의 바탕화면, 문서, 사진, 다운로드를 새 컴퓨터로 복사하면 됩니다. 권한이 없다는 안내가 나오면 "계속"을 누르면 열립니다.


■ 잠금 화면이 뜨는 경우

연결했는데 "복구 키를 입력하라"고 나오면 드라이브가 암호화(BitLocker)된 것입니다. 예전 컴퓨터에서 쓰던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복구 키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이럴 땐 직접 하지 말고 복구업체로

- 하드디스크에서 딸깍딸깍, 긁히는 소리가 난다
- 물이나 음료를 쏟았다
- 떨어뜨리거나 큰 충격을 받았다
- 새 컴퓨터에 연결해도 전혀 인식이 안 된다

이 경우는 저장장치 자체가 고장난 것이라, 계속 시도할수록 복구가 어려워집니다. 비용이 적지 않으니 견적부터 받아 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 1인 사업자가 새 컴퓨터에서 먼저 할 일 막상 새 컴퓨터를 켜 보니, 일의 절반 이상은 이미 온라인에 있었습니다. 첫째, 판매 채널은 로그인만 하면 됩니다. 스마트스토어를 비롯한 쇼핑몰 관리자 페이지, 메일, 블로그는 자료가 인터넷에 있어서 새 컴퓨터에서 로그인하면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주문과 정산 내역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둘째, 공동인증서는 다시 받으면 됩니다. 은행 사이트에서 재발급받을 수 있고, 홈택스는 간편인증으로도 로그인됩니다. 셋째, 프로그램은 다시 설치해야 합니다. 프로그램은 파일처럼 복사해서 옮길 수 없습니다. 자주 쓰는 것부터 하나씩 설치하면 됩니다. 넷째, 비밀번호는 차분히 찾으면 됩니다. 크롬에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해 두었다면 저장된 비밀번호와 즐겨찾기가 그대로 돌아옵니다.

■ 윈도우 11이 낯설다면 저는 윈도우 10을 쓰다가 이번에 윈도우 11로 넘어왔는데, 처음에는 화면이 낯설었습니다. 한 가지만 해 두어도 훨씬 편합니다. 자주 쓰는 프로그램을 연 뒤 화면 아래 작업 표시줄의 아이콘을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누르고 "작업 표시줄에 고정"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다음부터는 아이콘 한 번만 누르면 바로 열립니다. ■ 다음을 위해, 백업은 두 곳에 고장은 예고 없이 옵니다. 혼자 일하는 사람은 컴퓨터가 멈추면 가게가 멈춥니다. 중요한 폴더는 클라우드(구글 드라이브, 네이버 MYBOX 등)에 한 벌, 외장하드에 한 벌 더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상품 사진, 상세페이지 원본, 세금 관련 서류처럼 다시 만들기 어려운 것부터 옮겨 두세요. 컴퓨터는 새로 사면 되지만 자료는 다시 살 수 없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분의 컴퓨터가 멀쩡하다면, 오늘이 백업하기 가장 좋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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