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에 들어온 70만원이 매출이 아니었어요


어제 코스트코 회원권을 만들어놓고 과세유형을 나중에 본 이야기를 썼어요. 오늘이 9월 1일이라 제 사업자가 일반과세자가 된 첫날이에요. 그래서 통장에 들어온 돈부터 다시 들여다봤는데, 거기서 생각지도 못한 걸 하나 알았어요.


들어온 돈은 있는데 매출이 없었어요

저는 유심 개통 수수료를 정산받고 있어요. 35만원짜리 두 건이 들어왔고, 무통장으로 따로 받은 것도 있어요. 통장에 찍혔으니 저는 당연히 이게 제 매출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정산 내역을 열어보니 전부 3.3%를 떼고 들어와 있었어요. 원천징수예요. 35만원이면 11,550원이 빠지고 338,450원이 들어와요. 저는 이걸 그냥 「수수료를 떼는구나」 정도로 넘겼었어요.


3.3%가 붙는 순간 그 돈은 사업자 매출이 아니에요

3.3% 원천징수로 처리된 돈은 개인 사업소득이에요. 5월 종합소득세 신고에는 잡혀요. 소득이 없는 게 아니에요. 그런데 부가가치세 신고서에 올라가는 매출에는 안 들어가요. 사업자가 세금계산서나 현금영수증, 카드전표를 발행해야 그게 부가세 매출이 되는데, 원천징수는 그 과정을 거치지 않거든요.


문제는 은행이나 보증기관이 보는 숫자가 이 부가세 매출이라는 거예요. 제가 알아본 카드매출 담보 보증 상품도 최근 몇 달 매출을 보는데, 그 매출은 통장 입금 내역이 아니라 신고된 매출이에요. 저는 돈이 들어왔으니 매출이 쌓이고 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서류상으로는 여전히 0원이었어요.


원인은 제가 간이과세자였던 거예요

거래처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처리였어요. 간이과세자는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없어요. 상대가 저한테 대금을 주면서 증빙을 남기려면 원천징수 말고는 방법이 없었던 거예요. 제 쪽에서 계산서를 못 끊으니 그렇게 처리된 거지, 상대가 잘못한 게 아니었어요.


결국 간이과세를 포기한 이유가 여기서 한 번 더 나왔어요. 저는 공공조달 납품 때문에 세금계산서가 필요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미 하고 있던 일의 돈까지 매출로 안 잡히고 있었어요.


오늘부터 바꾸려고 하는 것

일반과세자가 됐으니 이제 세금계산서를 낼 수 있어요. 그래서 거래처에 이렇게 요청하려고 해요.

- 9월부터 일반과세자로 전환됐다고 알리고

- 사업자등록증을 보내고

- 앞으로는 원천징수 말고 세금계산서 발행으로 정산해달라고 요청하기


상대는 세금계산서를 받으면 매입세액 공제를 받아요. 손해 볼 일이 아니라서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봐요. 다만 이미 지나간 건은 소급이 안 된다고 해요. 9월부터 새로 쌓는 것만 쓸 수 있어요.


새 사업을 벌인 게 아니에요. 이미 하던 일의 증빙 방식만 바꾸는 거예요. 그런데 이게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것 중에 매출 자료를 만드는 제일 빠른 길이었어요.


같은 자리에 계신 분께

통장에 3.3%를 떼고 들어오는 돈이 있다면, 그게 사업자 매출로 잡히고 있는지 한 번만 확인해보세요. 홈택스에서 부가세 신고 내역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저처럼 몇 달 동안 매출이 쌓이고 있다고 믿고 있다가, 정작 대출이나 보증을 알아볼 때 서류에 0원이 찍혀 있는 걸 보게 될 수도 있어요.


* 이 글은 제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어요. 과세유형이나 원천징수 처리는 사업자마다 다를 수 있으니 세무서나 세무대리인에게 최신 내용을 한 번 더 확인해보시길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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