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는 되는데 상표는 이미 임자가 있었어요


브랜드 이름을 정하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이 상표 검색이었어요. 회사 이름은 사업자등록만 하면 쓸 수 있으니까 상표도 비슷하겠거니 했는데, 열어보니 완전히 다른 제도였어요.


상호와 상표는 다른 거였어요

사업자등록증에 적는 상호는 세무서에 신고하는 이름이에요. 같은 이름이 다른 지역에 또 있어도 등록이 돼요. 그런데 상표는 특허청에 등록하는 권리라서, 등록된 사람 말고는 그 분야에서 그 이름을 못 써요.


저는 상호도 브랜드도 같은 이름으로 가려고 했거든요. 그래서 상호 쪽만 보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상표 쪽을 보니 이미 임자가 있었어요.


키프리스에서 직접 찾아봤어요

특허정보넷 키프리스(kipris.or.kr)에 들어가면 로그인 없이 상표를 검색할 수 있어요. 상표명을 넣으면 등록번호, 출원일, 등록일, 권리자, 그리고 지정상품이 다 나와요.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게 분류예요. 상표는 이름 하나를 통째로 잡는 게 아니라, 상품 분류별로 나뉘어 있어요.


- 제3류는 화장품

- 제5류는 건강기능식품

- 제29류, 제30류는 가공식품

- 제35류는 상품 도소매업


제가 쓰려는 이름은 화장품 쪽만 남이 갖고 있고, 식품 쪽은 비어 있었어요. 그러니까 지금 건강기능식품에는 그 이름을 써도 되고, 화장품에 붙이면 침해가 되는 거예요. 같은 이름인데 분야에 따라 되고 안 되고가 갈리는 게 저한테는 제일 낯설었어요.


대소문자로는 못 피해요

저는 처음에 저쪽은 대문자고 나는 소문자니까 다르지 않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상표 유사 판단은 눈에 보이는 모양보다 부르는 소리를 먼저 본다고 해요. 대문자든 소문자든 읽으면 같은 발음이라 같은 상표로 봐요. 가운데 하이픈을 넣거나 한글로 풀어 쓰거나 로고만 바꾸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만료일 밑에 유예기간이 있었어요

그 등록을 자세히 보다가 존속기간 만료일이 이미 지난 걸 봤어요. 그런데도 상태는 등록으로 떠 있어서 왜 그런가 했더니, 만료 뒤에 여섯 달 동안 할증료를 내고 갱신할 수 있는 기간이 남아 있어서였어요. 그 기간에는 화면에 계속 살아 있는 권리로 보여요.


그러니까 지금 등록으로 떠 있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고, 반대로 만료일이 지났다고 바로 비는 것도 아니에요. 갱신을 안 하면 유예기간이 끝나는 날 소멸하고, 그때부터 다른 사람이 출원할 수 있어요. 저는 그 날짜를 달력에 적어뒀어요.


혼자 하니까 이런 걸 하나씩 부딪혀서 알게 돼요. 물어볼 데가 없으면 결국 원자료를 직접 보는 수밖에 없는데, 키프리스는 다행히 로그인 없이 다 보여줘요.


다음에 할 일

- 유예기간 끝나는 날에 그 상표가 소멸했는지 다시 확인하기

- 출원은 특허로(patent.go.kr)에서 출원인코드부터 받아야 해요

- 지정상품 목록을 미리 뽑아두기

- 장애인기업은 수수료 감면이 있어서 그 요건도 같이 보고 있어요


이름은 나중에 바꾸면 되지 하고 미루기 쉬운데, 제품 포장이랑 도메인까지 다 그 이름으로 만들어 놓고 나서 막히면 되돌릴 게 너무 많아져요. 저는 포장을 넘기기 전에 확인한 게 다행이었어요.


* 이 글은 제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어요. 제도는 바뀔 수 있으니 진행하시기 전에 최신 내용을 한 번 더 확인해보시길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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