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로 결제한 40만원을 돌려받으려다 소송까지 갔어요




어제는 중소기업 확인서를 뽑은 이야기를 썼어요. 오늘은 서류 이야기가 아니라, 작년 이맘때 시작해서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을 적어보려고 해요. 전화 한 통에 40만원을 결제한 일이에요. 진행 중인 사건이라 상대는 특정할 수 없게 적었어요.


사무실 문을 연 주에 전화가 왔어요

작년 9월이었어요. 사업자를 내고 사무실을 막 열었을 때예요. 검색 회사의 파트너사라면서 전화가 왔어요. 검색하면 제 가게가 상단에 뜨게 해준다는 이야기였어요. 저는 그때 그 검색 회사가 직접 하는 광고인 줄로 알아들었어요.


그전까지 걸려온 광고 전화는 다 거절했었어요. 그런데 이건 아는 이름이 나오니까 다르게 들렸어요. 전 지역에 다 보인다고 했고, 저는 그 자리에서 카드로 405,600원을 결제했어요. 통화 한 번에 끝난 일이에요.


그날 저녁에 집에서 찾아보고 알았어요. 제가 들은 것과 실제로 해주는 게 달랐어요. 안내 메일에 적혀 온 건 키워드 하나에 노출이었어요. 전 지역에 보인다는 말과는 거리가 있었어요.


다음날 바로 취소한다고 알렸어요

다음날 문자로 취소하겠다고 보냈고, 그다음 날에는 전화로도 이야기했어요. 그때는 이게 대단한 일인 줄 몰랐는데, 지금 와서 보면 이 문자 하나가 제일 중요한 자료예요. 계약 다음날 취소를 알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거니까요.


혹시 지금 비슷한 상황이시면 이것 하나만 먼저 해두세요. 전화로 취소하지 마시고, 문자나 메일처럼 날짜가 남는 걸로 한 번 더 보내두시면 돼요. 저는 운 좋게 문자를 보냈던 거지 알고 한 게 아니에요.


취소를 알렸는데 거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그 뒤로 연락이 잘 닿지 않았어요. 저는 카드사에 이의제기를 넣고, 지자체와 경찰서에도 민원을 넣었어요. 그런데 경찰에서는 반려가 됐어요. 광고가 실제로 나가고 있는데 무슨 사기냐는 이유였어요.


이 부분이 제일 답답했어요. 처음 한동안은 광고가 안 나갔는데, 조사가 시작될 무렵에는 정상적으로 나가고 있었거든요. 그러니 화면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거예요. 업체 쪽에서는 그동안 쓴 기간을 날짜로 계산해서, 환불을 받으려면 1년치를 다 내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결제된 회사 이름이 계약한 상호와 달랐어요

카드 명세를 다시 보다가 알았어요. 저에게 전화해서 계약한 곳의 상호와, 카드가 실제로 결제된 회사 이름이 달랐어요. 이건 세무서에 신고할 수 있는 내용이에요. 저는 관할 세무서에 전화로 신고했고, 세무서에서 사실 확인을 했어요. 나중에 포상금 76,000원을 받았어요.


돈이 되는 일이라서 적는 게 아니에요. 이 확인이 나중에 소송에서 제 이야기를 받쳐주는 자료가 됐어요. 계약한 상호와 결제 명의가 다르면 그냥 넘기지 마시고 세무서(hometax.go.kr)에 한 번 물어보세요.



결국 전자소송으로 갔어요

돌려받을 방법이 더 없어서 대법원 전자소송(ecfs.scourt.go.kr)으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를 넣었어요. 청구액이 405,600원이라 소액사건이에요. 변호사 없이 혼자 할 수 있어요. 인터넷으로 접수하고, 서면도 화면에서 내요.


그런데 접수가 시작이지 끝이 아니었어요. 제가 지나온 순서는 이래요.

- 처음 낸 법원에서 관할이 아니라며 반려돼서, 상대 주소지 법원으로 다시 냈어요

- 소장을 보냈는데 상대 사무실 주소로 우편이 반송됐어요. 주소가 실제로 사람이 있는 곳이 아니었어요

- 법원에서 주소보정명령이 왔어요. 상대의 진짜 주소를 찾아서 내라는 거예요

- 보정기간 14일을 날짜 착오로 넘겨버렸어요. 법원에 직접 가서 송달료와 인지대를 다시 냈어요

- 제가 아는 게 사업자등록번호밖에 없어서, 법원이 세무서에 자료를 요청해줬어요

- 그 자료로 상대 주민등록초본을 떼서 법원에 냈어요


여기까지 오는 데 1년 가까이 걸렸어요. 지금은 상대가 낸 서류에 대해 제 이야기를 적는 준비서면 단계예요.


혼자 해보고 알게 된 것 몇 가지예요

- 소액사건은 정말 혼자 할 수 있어요. 어려운 건 법이 아니라 송달이에요. 상대에게 서류가 안 가면 아무것도 진행이 안 돼요

- 법원에서 오는 명령에는 기한이 있어요. 저처럼 넘기면 돈을 다시 내야 해요. 명령이 오면 그날 바로 달력에 기한을 옮겨 적으세요

- 전자소송에 로그인하려면 인증서가 필요해요. 저는 개인 범용 인증서로 들어가요. 사업자용 인증서와는 다른 거라 처음에 헤맸어요

- 카드 이의제기, 기관 민원, 소송에서 제가 한 말이 처음부터 끝까지 같아야 해요. 저는 다음날 취소한 것 하나로 계속 밀고 왔어요


지금 저는 이렇게 해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돈 이야기가 나오면, 그 자리에서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아요. 좋은 조건이라도 상호와 사업자등록번호를 받아서 끊고, 확인하고 나서 제가 다시 전화해요. 결제는 절대 통화 중에 하지 않아요.


40만원이 큰돈이라 이러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이 일에 들어간 시간이 훨씬 아까워요. 1년 동안 법원을 오가고 서류를 만들면서 쓴 시간을 돈으로 치면 40만원이 아니에요. 그래서 지금은 전화를 짧게 끊는 사람이 됐어요.


혹시 지금 비슷한 일로 속상하신 분이 있으면, 우선 취소 의사를 날짜가 남는 방법으로 한 번 더 보내두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나중에 어디까지 가게 되든 그 기록에서 시작하게 되더라고요.


* 이 글은 제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어요.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고 절차도 바뀔 수 있으니, 실제로 진행하실 때는 최신 내용을 한 번 더 확인해보시길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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