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율이 다섯 배가 됐는데 계산해보니 손해였어요



지금은 남의 물건을 받아다 팔고 있어요. 그런데 파는 만큼 남는 게 적어서, 제 이름을 붙인 물건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고 알아봤어요.

공장을 차리는 게 아니라 OEM이라고 해서, 공장에 맡겨서 만들고 상표만 제 걸로 붙이는 방식이에요.

계산을 해봤는데 결론이 제 예상하고 반대로 나왔어요. 오늘은 그 얘기를 적어보려고요.

마진율이 다섯 배가 됐어요

지금 받아다 파는 걸로는 하나 팔면 7.7%가 남아요. 열 개를 팔아도 손에 쥐는 게 얼마 안 돼요.

그런데 직접 만들면 42.5%가 남는 걸로 나왔어요. 중간에 도매가 빠지니까 그 몫이 저한테 오는 거예요.

여기까지 보고 당연히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했어요. 다섯 배가 넘잖아요.

그런데 최소수량이라는 게 있었어요

공장은 한 개씩 안 만들어줘요. 최소 몇 개부터 받는다는 게 정해져 있어요. MOQ라고 부르더라고요.

제가 알아본 곳은 1,500개였어요. 만들려면 1,500개를 한 번에 찍어야 해요.

저는 지금 그 물건을 한 달에 서른 개쯤 팔아요.

1,500개를 서른 개씩 팔면 오십 달이 걸려요. 4년이 넘어요.

식품은 기다려주지 않아요

여기서 걸리는 게 소비기한이에요. 제가 보던 건 24개월짜리였어요.

2년 동안 서른 개씩 팔면 540개예요. 나머지 960개는 기한이 지나서 버려야 해요.

그걸 돈으로 계산해보니까 456만원이 날아가더라고요.

개당 남는 건 다섯 배로 늘었는데, 다 더하면 마이너스예요. 남는 장사가 아니라 손해 보는 장사였어요.

저는 마진율만 보고 좋다고 했던 거예요. 파는 속도를 계산에 안 넣었어요.

깎아야 할 건 단가가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공장에 전화해서 단가를 깎을 생각만 했어요. 병당 얼마까지 되냐고 물어보려고 했어요.

계산을 해보고 나니까 그게 아니었어요. 단가를 깎아도 1,500개를 받아야 하면 버리는 960개는 그대로거든요.

제가 물어봐야 할 건 최소수량을 줄여줄 수 있냐는 거였어요.

한 달에 서른 개를 파는 사람한테 맞는 수량은 360개 이하예요. 그래야 1년 안에 다 나가요. 그 선이 안 되면 단가가 아무리 좋아도 못 해요.

소량으로 받는 방법을 찾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소량으로 받는 쪽을 알아보고 있어요. 방법이 두 가지쯤 보여요.

- 소량 다품종을 한다고 써 붙인 공장을 찾는 거예요. 큰 공장은 라인을 세웠다 다시 맞추는 게 손해라 소량을 안 받는데, 처음부터 그렇게 하는 곳이 따로 있더라고요

- 두세 명이 같이 발주하는 거예요. 1,500개를 셋이 나누면 한 사람당 500개예어요. 계산해보니 셋이면 버리는 게 0이 되고 남는 쪽으로 돌아서요

두 번째는 상표를 각자 붙이는 거라 아무나 같이 할 수는 없어요. 같은 물건을 파는 사람이어야 하고, 서로 값을 무너뜨리지 않기로 하는 얘기가 먼저 돼야 해요. 아직 거기까지는 못 갔어요.

견적을 받기 전에 계산부터 했어요

제가 잘한 게 하나 있다면, 견적을 돌리기 전에 계산부터 해본 거예요.

순서를 반대로 갔으면 견적 여러 군데 받아놓고, 제일 싼 데를 골라서, 1,500개를 찍고, 2년 뒤에 960개를 버렸을 거예요. 그때 가서야 알았겠지요.

필요한 숫자는 네 개뿐이었어요. 한 달에 몇 개나 파는지, 최소수량이 몇 개인지, 소비기한이 몇 달인지, 개당 얼마가 남는지요. 이 넷이면 종이 한 장에 나와요.

만들어 팔아볼까 생각 중이신 분이 계시면, 공장 알아보시기 전에 이 계산을 먼저 해보시길 권해요.

개당 얼마 남는지는 누구나 물어보는데, 그걸 다 파는 데 몇 달이 걸리는지는 잘 안 물어보더라고요. 저도 안 물어봤고요.

이 글은 제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어요. 최소수량과 단가는 품목과 업체마다 다르고, 제조를 맡기려면 품목에 따라 별도의 영업신고가 필요할 수 있으니 식품안전나라(foodsafetykorea.go.kr)와 관할 구청 위생과에서 한 번 더 확인해보시길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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