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없이 파는 위탁판매, 공급처 자료는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온라인으로 뭘 팔려면 일단 팔 물건이 있어야 하잖아요. 저는 사입을 하지 않고 위탁판매로 시작했어요. 창고도 없고, 재고로 돈이 묶이는 게 무서웠거든요.
위탁판매는 제가 물건을 미리 사두지 않아요. 주문이 들어오면 공급처에서 고객에게 바로 보내주고, 저는 판매가와 공급가의 차액을 남기는 구조예요. 사무실에 상자가 쌓이지 않는 대신, 제가 직접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 생겨요. 오늘은 그 얘기를 해보려고 해요.
공급처 자료를 받으면 제일 먼저 하는 일
지금 거래하는 도매처에서 품목 리스트를 받았는데 백 개가 훌쩍 넘었어요. 엑셀 파일 하나에 상품명, 공급가, 권장 판매가, 식품유형, 원산지가 쭉 정리돼 있었고요.
처음엔 이걸 다 올리면 되겠다 싶었어요. 상품 수가 많을수록 좋다고들 하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리스트를 받으면 올리기 전에 이걸 먼저 봐요.
- 포장 뒷면 라벨 사진이 있는지 (없으면 달라고 요청해요)
- 자료에 적힌 식품유형과 라벨의 식품유형이 같은지
- 원산지가 원료별로 적혀 있는지
- 배송비와 반품비를 누가 부담하는지
이 네 가지를 왜 보게 됐는지, 아래에 적어볼게요. 전부 제가 한 번씩 틀린 것들이에요.
자료를 그대로 믿고 올렸다가 다시 고친 일
얼마 전에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이 어떻게 다른지 글을 하나 썼어요. 자료에는 건강기능식품이라고 돼 있었는데 실제 포장 뒷면에는 당류가공품이라고 적혀 있던 일이요.
그때 같이 걸린 게 원산지였어요. 저는 자료를 보고 원산지를 국산으로 등록해뒀는데, 나중에 라벨을 하나씩 확인해보니 국산인 건 원료 하나뿐이더라고요. 나머지는 미국, 덴마크, 러시아산이었어요.
공급처가 거짓말을 한 건 아니었어요. 자료라는 게 원래 대표 원료 위주로 간단히 적히기도 하고요. 다만 그 자료를 판매 페이지에 그대로 옮긴 건 저였어요. 고객이 보는 화면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공급처가 아니라 판매자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자료를 참고 자료로만 봐요. 등록할 때 근거로 삼는 건 포장 뒷면 라벨이에요.
사진이 없으면 요청하고, 그래도 없으면 그 품목은 일단 미뤄둬요.
같은 배송비가 문서마다 다르게 적혀 있던 일
이건 좀 어이없는 경우인데요. 공급처에서 받은 문서들을 나란히 놓고 보다가, 배송비가 문서마다 다르다는 걸 알았어요. 어떤 문서에는 5만원 이상 무료, 어떤 문서에는 무료, 또 다른 문서에는 3만원 이상 무료라고 돼 있었어요.
혼자 하다 보면 이런 걸 짚어주는 사람이 없어요. 저는 어느 게 맞는지 물어보고 나서야 정리가 됐고요. 배송비는 마진에서 바로 빠지는 돈이라, 잘못 알고 있으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가 될 수도 있어요.
반품비도 같이 물어보시길 권해드려요. 단순 변심으로 반품이 들어왔을 때 왕복 배송비를 누가 부담하는지, 개봉한 상품은 어떻게 되는지요.
반품이 들어오면 그 건은 역마진이 나요
위탁판매는 매입가와 매도가의 차이가 제 몫이에요. 그런데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아요. 도매가에 이미 공급처 마진이 들어가 있고, 여기에 오픈마켓 수수료까지 빠지니까요.
문제는 반품이 한 건 들어왔을 때예요. 남는 돈은 매입가와 매도가의 차액인데, 반품에는 나갈 때 배송비와 돌아올 때 배송비가 같이 붙어요. 차액보다 왕복 배송비가 크면 그 건은 판 것보다 손해가 나요. 한 개 팔아서 남긴 돈을 반품 한 건이 도로 가져가는 셈이에요.
게다가 식품은 돌아와도 다시 팔기 어려워요. 개봉했으면 더 그렇고요. 그래서 저는 요즘 단가를 볼 때 이 순서로 계산해요.
- 매도가에서 매입가를 뺀 차액
- 거기서 오픈마켓 수수료를 뺀 금액
- 그 금액이 왕복 배송비보다 큰지
세 번째까지 보고 나면 못 올릴 품목이 생겨요. 차액이 몇 백 원인 저가 품목이 특히 그래요. 저는 이걸 몰랐을 때 상품 수만 늘리려고 했었어요.
더 앞선 일 하나
사실 저는 공급처를 알아보는 일을 남에게 맡겼다가 크게 돌아간 적이 있어요.
같이 해보자고 한 사람이 있었고, 역할을 나눴어요. 그쪽은 물건을 싸게 가져올 곳을 찾아다니고, 저는 인터넷에 상품을 등록하기로요. 그런데 등록을 그쪽 아이디로 했어요. 계정이 이미 있으니 그게 빠르다고 생각했거든요.
나중에 갈라서게 됐을 때, 올린 글을 전부 내려달라고 해서 제가 등록한 상품을 다 내렸어요. 반씩 돈을 내서 산 물건도 정리가 깔끔하지 않았고요. 돈보다 아까웠던 건 그동안 등록해둔 상품들이었어요. 남한테 넘어간 것도 아니고 그냥 없어진 거니까요.
저는 그걸 공부한 셈 쳤어요. 그리고 지금은 스마트스토어도, 유튜브도, 이 블로그도 전부 제 계정으로 해요. 느려도 제 이름으로 쌓이는 쪽을 택한 건 그때 일 때문이에요.
지금 공급처를 알아보고 계신 분께
단가를 먼저 보게 되실 거예요. 저도 그랬고요. 그런데 단가는 나중에 협의할 수도 있는데, 자료가 부실한 건 나중에 고치기가 어려워요. 이미 올려둔 상품을 하나씩 되짚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딱 하나만 권해드리면, 계약을 정하시기 전에 포장 뒷면 라벨 사진을 받아보실 수 있는지 물어보세요. 그걸 바로 보내주는 곳이면 나머지도 대체로 정확하더라고요.
저도 아직 온라인 매출은 거의 없어요. 지금은 팔릴 판을 만들어두는 중이에요. 그래도 처음보다는 확인하는 순서가 생겼고, 그게 남는 것 같아요.
* 이 글은 제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어요. 공급 조건과 표시 기준은 업체와 시기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계약 전에 해당 업체와 최신 내용을 한 번 더 확인해보시길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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