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쉬워 보이는 걸 골랐는데 제일 막혀 있었어요
요즘 나라장터에 업체 등록을 하고 있어요. 공공기관에 물건을 대려면 먼저 등록을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등록을 하다가, 작년부터 궁금했던 게 하루 만에 풀렸어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적어보려고요.
작년에 친구가 A4용지를 해보라고 했어요
작년에 나라장터에 들어가 보겠다고 했더니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A4용지 같은 걸 해라, 자격증이 들어가는 건 하지 마라, 그런 건 복잡하다고요.
맞는 말 같았어요. 종이는 규격이 정해져 있잖아요. 크기도 무게도 정해져 있으니까 물건을 받는 쪽에서 이게 맞네 틀리네 할 일이 없어요. 제일 만만해 보였어요.
어제 교육에서 공장이 있냐고 묻더라고요
어제 교육에 가서 A4용지를 해보려고 한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바로 물으시더라고요. 제조공장 있으세요?
없다고 했어요. 저는 물건을 받아다 파는 사람이지 만드는 사람이 아니니까요.
그러고는 그냥 넘어갔어요. 수업 중이었거든요. 왜 그걸 물으셨는지는 모른 채로 하루가 지났어요.
오늘 직접 열어보고 알았어요
오늘 등록을 하다가 품목을 고르는 화면까지 갔어요. 거기서 A4용지를 찾으니까 「프린트및복사용지」라는 이름으로 나오더라고요. 우리가 부르는 이름이랑 조달청에서 쓰는 이름이 달라요. 그래서 A4용지로 검색하면 아무것도 안 나와요.
그 품목을 알아보다가 알게 됐어요.
복사용지는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이에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이 목록에 올라간 물건은 직접 만드는 회사만 입찰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에요. 직접생산확인증명서라는 걸 받아야 하는데, 그건 공장하고 설비하고 사람이 있어야 나와요.
강사님이 물으신 게 이거였어요. 제조공장 있으세요, 라는 한 마디가 자격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확인하는 질문이었던 거예요. 없다고 하는 순간 그쪽에서는 답이 나온 거고요.
종이류는 대부분 그래요. 복사용지 말고도 중질지랑 전산용지가 같이 들어가 있어요.
제일 쉬워 보이는 게 제일 막혀 있었어요
친구 말이 틀린 게 아니었어요. 자격증이 필요한 건 피하라는 건 맞는 말이에요.
그런데 벽이 한 종류가 아니었어요. 면허가 필요한 것도 있고, 공장이 필요한 것도 있어요. 면허를 피해서 골랐는데 공장에서 막힌 거예요. 이건 아는 사람이 아니면 구분이 안 돼요. 친구도 몰랐을 거예요.
그리고 만만해 보인다는 건 저만 그렇게 본 게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더라고요. 다들 그렇게 보니까 그 자리가 먼저 막혀 있는 거예요.
품목을 정하기 전에 볼 게 있었어요
나라장터 안에 「중기간경쟁제품 조회」라는 버튼이 있어요. 등록 화면에 그냥 붙어 있어요.
거기에 품목 이름을 넣으면 이게 경쟁제품인지 아닌지 바로 나와요.
화면에도 이렇게 적혀 있더라고요. 중기간경쟁제품에 해당되는지를 먼저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고요. 먼저라는 말이 붙어 있어요. 품목 정하고 나서가 아니라 정하기 전에요.
저는 그 순서를 거꾸로 갔던 거예요.
그럼 저는 아무것도 못 하나 싶었는데
막힌 건 경쟁입찰이었어요. 여러 업체가 가격으로 붙는 그 방식이요.
그것 말고 수의계약이라는 게 있어요. 기관이 업체를 정해서 직접 사는 방식이에요. 여성기업이나 장애인기업 확인서가 있으면 이 범위가 넓어진다고 해요.
저는 그 확인서를 둘 다 갖고 있어요. 작년에 받아뒀는데 이런 데서 쓰일 줄은 몰랐어요.
다만 경쟁제품으로 지정된 물건을 수의계약으로 납품할 때도 공장이 필요한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그건 다음 교육 때 물어보려고요. 확인이 안 된 걸 된다고 적을 수는 없으니까요.
수업 중에 못 물어본 게 있으면
그 자리에서 왜 그걸 물으시냐고 여쭤봤으면 좋았을 텐데 못 했어요. 다들 듣고 있는데 저 하나 때문에 수업을 붙잡고 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 게 쌓이면 나는 안 되나 보다로 끝나기 쉬워요.
그런데 집에 와서 직접 열어보니까 하루 만에 나왔어요. 화면에 다 적혀 있더라고요. 제가 안 읽었을 뿐이지요.
모르는 건 물어봐야 알지만, 못 물어봤다고 못 아는 건 아니었어요.
이 글은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어요. 경쟁제품 지정 품목이나 계약 제도는 해마다 달라질 수 있으니, 나라장터(g2b.go.kr)와 중소기업제품 공공구매종합정보망(smpp.go.kr)에서 최신 내용을 한 번 더 확인해보시길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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