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급자재 공고에서 딱 하나 열린 4억짜리 — 계산해 보니 톤당 1만5천원 손해였어요

나라장터에서 공고명에 「관급」을 넣고 찾아봤어요. 관급자재라는 게 있거든요. 공사는 건설사가 하는데, 거기 들어가는 자재는 기관이 따로 사서 대 주는 거요.


열려 있는 게 97건이었어요. 그중 수도권이 25건. 하나씩 열어 봤어요.


대부분은 못 들어가요

- 수의시담: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지정된 제조사랑 협상하는 거라 저 같은 유통업체는 자리가 없어요

- 제조물품: 직접 만드는 업체만 받아요

- 중소기업 경쟁제품: 이것도 제조사 몫이에요

- 면허: 기계설비 같은 공사업 면허가 있어야 해요


25건 넘기면서 거의 다 이 넷 중 하나에 걸렸어요. 그러다 딱 한 건이 열려 있었어요.


시멘트였어요

경기도 쪽 환경시설 증설 공사에 들어갈 시멘트. 4억 2천만원 정도. 지역 제한 없고, 업종 제한 없고, 제조사 아니어도 된대요. 공급업체 가능.

솔직히 좀 설렜어요. 4억짜리가 저한테도 열려 있다니.


그래서 내역서를 열어 봤어요

포틀랜드 시멘트 1종, 벌크로 3,243톤. 톤당 예산이 131,600원이에요. 부가세 빼면 119,640원.

시멘트 공급가를 찾아보니 톤당 112,000원(부가세 별도)이더라고요. 2023년 10월에 오르고 그 뒤로 그대로래요.


여기까지만 보면 톤당 7천원쯤 남아요. 근데 입찰은 예산대로 써서 따는 게 아니잖아요.

이 건은 적격심사라 낙찰하한율이 80.495%예요. 예산의 80% 언저리까지 내려 써야 들어갈 수 있다는 거죠. 그렇게 쓰면 톤당 약 96,300원.

사 오는 값이 112,000원인데 96,300원에 파는 거예요. 톤당 1만 5천원 넘게 빠져요. 3,243톤이면 써내는 값에 따라 3,500만원에서 5,100만원 손해.


계산기 두드리다가 그냥 웃었어요.


비슷한 건 결과도 찾아봤어요

관급 벌크 시멘트 지난 공고들 개찰결과를 보니 한 건에 85곳에서 100곳이 붙어요. 그 사람들이 다 손해 보고 넣는 건 아닐 거예요. 시멘트 회사랑 직접 거래하는 대리점이거나, 공장 출고가로 받는 데겠죠. 저 같은 사람이 낄 자리는 아니었어요.


제가 하나 배운 건, 「제한 없음」이 다 기회는 아니라는 거예요. 아무나 들어올 수 있으니까 그만큼 많이 들어오고, 그럼 값은 하한선까지 내려가요. 그 하한선에서 남는지는 공고문이 아니라 내 매입가가 정해요.


그래서 이 건은 안 넣었어요.


* 이 글은 제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어요. 시멘트 공급가와 낙찰하한율은 시기와 공고마다 다를 수 있으니 공고문과 최신 시세를 한 번 더 확인해보시길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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